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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려면(박일영 목사)

글쓴이 : 나성한인연… 날짜 : 2014-08-24 (일) 08:25 조회 : 958
옹달샘
 
<KUPC 이름의 美學> 시리즈
그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려면
                                                                박 일 영 목사
내가 시의 매력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던 것은 고등학교 어느 날 국어 선생님께서 8절지 시험지에다 빼곡하게 써서 나눠주신 몇 편의 시들을 접하면서부터였다. 그 시들 중 첫 번째 자리를 차지했던 시는 김춘수의 이었다. 선생님은 온갖 분위기를 다 잡고 을 낭송하셨고, 교실은 쥐죽은 듯 의 향취에 빠져들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 부름이 갖는 이 은유적이고 철학적인 뜻을 미처 다 깨닫지는 못했지만, ‘-그것의 피상적 관계가 -’(Martin Buber식 표현)의 의미 있는 관계로 전환하는 중심 지점에 이름 부름이라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의 이름을 내가 직접 소리 내어 부르며(‘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 ‘나의 목자인 하나님!’) 예배를 드리는 것과 그런 개인적 이름 부름이 없이 공동의 예배 돌아가는 순서에 나 자신을 맡긴 채(그래서 찬송도 다른 사람이 부르고, 기도도 다른 사람이 대신하고, 말씀도 다른 사람이 전하고 듣게 되는 결과가 생기면서) 한 시간이 지나가는 것하고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하나님을 향한 개인적 이름 부름이 없으면 하나님과 나는 -의 관계가 되지 못하고 -그것의 관계에 머무르게 된다. 그때 하나님은 이 아니라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