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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할머니의 후회(박일영 목사)

글쓴이 : 나성한인연… 날짜 : 2017-08-15 (화) 09:17 조회 : 679

치매 할머니의 후회

                                                                              박 일 영 목사

여섯 명이 한 방에 입원해 있는 양로병원 병실에서 가운데 침대의 어머니를 뵈려면 반드시 첫 침대에 계신 오OO 할머니를 지나야 했다.

아들이요?”()

어머니가 몇 살이요?”(93살이십니다.)

 “그려? 나는 91살인게, 나보다 두 살 더 잡쉈네. 내가 소띠요.”

다음 날도 오 할머니는 내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물으셨다.

아들이요?”()

어머니가 몇 살이요?”(93살이십니다.)

그려? 나는 91살인게, 나보다...”

그 다음 날도... 심지어 어떤 날은 내가 소띠요.”하고 일단락되었는데, 5분쯤 지나자 다시 물으셨다. “아들이요?”

어느 날 할머니는 불쑥 혼잣말처럼 물으셨다.

왜 이렇게 땅속으로 안 들어갈까?”

나는 병실의 분위기도 좀 띄울 겸, 성격이 쾌활해 보이는 할머니의 즐거운 말상대가 돼 드릴 겸 약간 짓궂게 대답했다(돌아가셔야 땅속으로 들어가시죠! 영감님이 오지 말라고 하시는가 보죠 뭐. 영감님하고 사이가 좋으셨어요?).

아니! 영감은 나를 좋아했는데, 나는 안 좋아했어!”(아이구! 왜 그러셨어요? 좋아하시면서 사시지!)

그게 맘대로 되간?”(그러면 바가지 많이 긁으셨겠네요?)

그라제. 많이 긁었제.”(그러니까 영감님이 빨리 오지 말라고 하시는가 봐요! 저 세상에서도 바가지 긁으실까 봐... ... 후회 되세요?)

“...... 후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