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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침대(박일영 목사)

글쓴이 : 나성한인연… 날짜 : 2017-05-30 (화) 02:26 조회 : 676

옹달샘

어머니의 침대

                            

박일영 목사


휴게실도, 휠체어도, 워커도 소용없고

아들에게 주기 위해 꼬불쳐놓은 돈도,

아들에게 받을 용돈도 이제는 소용없고

오직 침대 하나만 필요하다.

 

침대만이 어머니의 친구요

간병인도 아들도 왔다가 떠나는 손님일 뿐이다.

침대만이 어머니의 손이 닿고, 등이 닿고, 눈길이 닿는

어머니의 세계이다.

 

저 침대도 소용없는 날을 기다리며

어머니는 홀로

침대 위에서 먹고,

침대 위에서 싸고,

침대 위에서 잔다.

 

방바닥 침대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등에 업은 무거운 침대를 가볍게 털어버리고

15층 병원 15개 방바닥을 뚫고 솟구쳐

마침내 마지막 지붕을 뜯어 제치고

환한 하늘로 부활할 것을 꿈꾸며

침대 위에서 날마다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