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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병문안(박일영 목사)

글쓴이 : 나성한인연… 날짜 : 2017-05-16 (화) 03:06 조회 : 703

옹달샘


어머니 병문안

                                   

박일영 목사


다시 편안히 펴지 못하는

구부러진 다리를 한쪽으로 옮기며

침대에 빈 공간을 만들고

굳어가는 혀로 기쁘게 토해내시는 말,

앙거...! 그리 앙거,,,!”

 

고작 삼십 분도 못 되 병실을 떠날 자식인데

그 시간도 서 있으면 다리 아플까봐

한사코 되풀이하시는 말,

앙거...! 그리 앙거...!”

 

나는 침대 끝에 앉았다.

 

바다 건너 멀리 살아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는

자식의 변명을 애써 가로막으며,

모시고 안 모시고는 상관없어. 아무 상관없어. 형편대로

사는 것이제.”

 

피난철 목숨과도 같던 죽사발을

자식 목에 떠먹이던 습관처럼

한 번도 남김없이 잘 드셨다는 병원식 깨죽을

삼분지 일밖에 드시지 않고 연신 자식 앞으로 밀어내신다.

나는 어머니 드시라고 밀쳐내던 손을 본능적으로 그치고

약 맛과도 같은 어머니 몫의 깨죽을 맛있게 먹었다.

아들이 먹는 것을 봐야 좋제!”

 

인자 언제 다시 와?”

“......”

내년 봄에나? ... 걱정하지 말어! 내년 봄도 금방 돌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