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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에게(어느 여교사)

글쓴이 : 나성한인연… 날짜 : 2016-07-12 (화) 04:57 조회 : 885

옹달샘

리오넬 메시에게

당신은 아마 이 편지를 읽지 않겠죠. 하지만 저는 오늘 축구팬이 아닌 한 사람의 선생님으로서 이 편지를 씁니다. 저는 비록 선생님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들이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당신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지금 영웅이 포기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표팀 은퇴는 당신을 깎아내리는 이들에게 굴복하는 것입니다. 승리에만 가치를 두고 패배를 통해 성장하는 것을 무시하는 그들의 어리석음에 당신이 넘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기는 것만이 우선이고 유일한 가치라는 선례를 남겨선 안 됩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인생의 목적을 "내 재능으로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것"으로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희귀병을 앓은 당신이 어떻게 고통을 극복하여 성장했는지를 봐 왔습니다. 지금 당신이 은퇴하면 이 나라 아이들은 당신에게서 배웠던 노력의 가치를 더 이상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당신처럼 졌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한다면 오늘도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당신을 얘기할 때 얼마나 멋지게 축구를 하는지 얘기하지 않습니다. 단 한 골을 넣기 위해 당신이 같은 장면을 수천 번이나 연습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당신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벗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팬들이 당신에게 승리와 우승만을, 트로피와 메달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2위는 패배라고, 경기에서 지는 것이 영광을 잃게 되는 일이라는 선례를 남기지 말아주세요. 진정한 영웅은 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영웅이라면 이길 때는 같이 이기고, 질 때도 혼자가 아니라는 진리를 알려줘야 합니다. 당신이 우리 나라를 대표할 때만큼은 리오넬 메시가 아닌 아르헨티나 그 자체라는 마음으로 대표팀에 남아줬으면 합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위대한 우승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세요.

(아르헨티나의 한 작은 마을 비알레에 거주하는

푹스라는 한 여교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